
문재인을 향한 충성맹세 추미애의 전두환 알현 코미디
- 천박하고 인종주의적인 선거공학적 발상
추미애 더민당 대표가 전두환을 찾아가려고 했다가 큰 사단이 난 모양이다. 솔직히 나는 문재인당에 대해 별 관심이 없기 때문에 그저 그러려니 했다. 그러나 문재인씨가 공들여 영입했다는 조응천씨에 관련된 일이 겹쳐지면서 추미애의 전두환 방문 계획은 우발적이고 단발적인 소동이 아니라 커다란 역사적 흐름 속에 위치한 필연적 사건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박근혜 대통령의 좁아터진 소갈머리야 작금에는 일베충들도 인정하는 사실이리라. 문제는 조응천씨가 자기만 청와대로부터 선물을 못 받았다고 하소연하면서 문재인 추종자들의 동정과 연민을 끌기 위해 페이스북에 올렸다는 글의 문투, 아니 어투였다. “(청와대에서 보낸 추석) 선물도 못 받았는데 여러분들이 후원금 좀 보태주이소”...
이명박 정권이 들어선 이후로, 더 거슬러 올라가자면 참여정부 후반기 이래로 한국사회에서는 영남 사투리가 표준말과 대등한 지위로 마침내 격상되었다. 예전에는, 심지어 박정희와 전두환 정권 때조차 방송 출연자들, 심지어 영남 출신 방송 출연자들도 사투리를 쓰지 않으려고 의도적으로 노력하는 모습이 역력했지만 현재는 그러한 시도마저 보이지 않는다.
더 엽기적 현상은 영남 사투리가 야당에서도 표준말처럼 되어간다는 데 있다. 황태연 교수가 개탄한 “여당도 영남, 야당도 영남”인 지독한 영남패권주의적 현실정치구조가 언중의 언어생활에까지 본격적으로 영향을 끼치기 시작했다는 방증이다.
조응천씨야 별다른 생각 없이 고향 사투리를 썼겠지만 그의 공공연한 영남 방언 사용은 문재인당의 주요하고 핵심적인 지지기반이 호남인들에서 경상도 사람들로 완전히 물갈이되었음을, 그리고 “호남을 때려야 영남에서 표가 나온다”는 천박하고 인종주의적인 선거공학적 발상이 소위 제1야당에서 이제는 거의 공식적 도그마의 위상을 당당히 획득했음을 알리는 상징적이면서도 의미심장한 해프닝이라고 하겠다.
전두환은 대한민국 전체적으로는 반란의 수괴이자 민간인 학살의 주범이지만 영남 지역에서만큼은 비중 있는 국가원로인 동시에 큰 어르신이다. 추미애는 문재인과의 상의와 조율 없이 전두환 방문을 결정했다고 해명했지만 추미애 정도 되는 짬밥의 정치인이면 그야말로 눈치껏 알아서 긴다. 이는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의 보편적이고 평균적인 정서가 전두환을 국가원로이자 큰 어르신으로 여기고 또는 받들고 있다는 뜻이다.